9월 11, 2023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인사명령의 효력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인사명령의 효력

 

1. 회사의 영업의 자유와 개인의 기본권 충돌

항공기 조종사(기장)가 수염을 길렀다는 이유로 비행정치 처분을 내린 것이 부당한 인사처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문제가 된 사건은 항공사의 영업의 자유와 항공기 조종사의 일반적 행동 자유권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이 충돌했을 경우 어느 기본권을 우선해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2.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기업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의 자유 등 영업의 자유와 근로자들이 누리는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이근로조건설정을 둘러싸고 충돌하는 경우에는, 근로조건과 인간의 존엄성 보장 사이의 헌법적 관련성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사안에서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과 함께 기본권들 사이의 실제적인 조화를 꾀하는 해석 등을 통하여 이를 해결하여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해지는 두 기본권 행사의 한계 등을 감안하여 두 기본권의 침해 여부를 살피면서 근로조건의 최종적인 효력유무 판단과 관련한 법령 조항을 해석적용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200838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직원들에게 수염을 기르지 못하도록 한 결과 직원들의 책임의식이나 고객의 신뢰도가 더 높아졌다고 볼 합리적 이유와 자료도 찾아볼 수 없고, 수염 자체로 인하여 언제나 영업의 자유에 미치는 위해나 제약이 있게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항공기의 조종을 책임지는 기장 업무 범위에 항공기에 탑승하는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해당 항공기 조종사가 자신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키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회사에서 퇴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수염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기르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어, 근로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여 항공기 조종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3. 참고 판례

 

대법원 2018. 9. 13. 선고201738560 판결

 

요 지

 

원고는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사기업으로서 헌법상 영업의 자유에 근거하여 항공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만족도 향상, 직원들의 책임의식 고취와 근무기강 확립 등 필요에 따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취업규칙을 통하여 소속 직원들을 상대로 용모와 복장 등을 제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취업규칙은 근로자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헌법을 포함한 상위법령 등에 위반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원고의 취업규칙인 「임직원 근무복장 및 용모규정」제5조제1항 제2호는 소속 직원들이 수염을 기르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원고의 영업의 자유와 참가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충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오늘날 조금씩 개방화되는 사회현실을 고려할 때 원고 소속 직원들이 수염을 기른다고 하여 반드시 고객의 부정적인 인식과 영향을 끼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해당 직원이 타인에게 혐오나 불쾌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외모 및 업무 성격에 맞게 깔끔하고 단정하게 수염을 기른다면 그것이 고객의 신뢰나 만족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더욱이 참가인은 항공기의 조종을 책임지는 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기장의 업무범위에 항공기에 탑승하는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이 자신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지키기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는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는 항공운항의 안전을 위하여 항공기 기장의 턱수염을 전면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합리적 이유와 근거도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는 항공기 기장을 포함한 외국인 직원들에게는 수염을 기르는 것을 부분적으로 허용하여 왔고 다른 항공사들도 운항승무원이 수염을 기르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다. 아울러 원고가 개별적인 업무특성과 필요성을 고려하여 수염의 형태 등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이 원고 소속 직원들의 수염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원고가 보유하는 영업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서 참가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참가인 등 근로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


9월 11, 2023

대기발령과 당연퇴직

대기발령과 당연퇴직

 

1.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의 법적 성질

대기발령이 있은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여도 보직을 받지 못할 때에는 당연퇴직 된다는 내용의 취업규칙이 있는 경우에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 처리를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합니다.

 

, 인사규정 등에 대기발령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복직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연퇴직 된다는 규정을 두는 경우,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 처리를 일체로서 관찰하면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그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2. 판례의 태도

따라서 일단 대기발령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의 당연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1995.12.5. 선고 9443351 판결, 2002.8.23. 선고 20009113 판결, 2004.10.28. 선고 2003 6665 판결 등 참조)

 

또한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03.7.8. 선고 20018018 판결, 2006.11.23. 선고 200648069 판결 등 참조)

 

3. 참고 판례

 

대법원 2007. 5. 31. 선고20071460 판결

 

요 지

 

인사규정 등에 대기발령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도록 복직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직위를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당연퇴직된다는 규정을 두는 경우, 대기발령에 이은 당연퇴직 처리를 일체로서 관찰하면 이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사용자가 그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구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일단 대기발령이 인사규정 등에 의하여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의 당연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한 처분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발령 당시에 이미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존재하였거나 대기발령 기간 중 그와 같은 해고사유가 확정되어야 할 것이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9월 08, 2023

대기발령과 출근의무

대기발령과 출근의무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한다. (대법원 1996.10.29 선고, 9515926 판결 참조)

 

따라서, 직위해제를 당한 근로자는 단순히 직위의 부여가 중지되었던 것에 불과하고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 아니어서 당연히 출근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 근로자가 직위해제를 당한 경우 단순히 직위의 부여가 금지된 것일 뿐이고 근로자와 사용자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대기발령을 받지 않았다거나 교육훈련 또는 특별한 연구과제를 부여받지 않았다고 하여 당연히 출근의무가 소멸되는 것도 아니다.

 

위 내용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법원 2003. 5. 16. 선고20028138 판결

 

요 지

 

직위해제를 당한 원고들은 단순히 직위의 부여가 중지되었던 것에 불과하고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 아니어서 당연히 출근의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의 정관에서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에 대한 직위해제의 경우에 3월 이내의 기간 대기를 명하고, 능력회복이나 직무성적의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또는 특별한 연구과제의 부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으나 근로자가 직위해제를 당한 경우 단순히 직위의 부여가 금지된 것일 뿐이고 근로자와 사용자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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